취업난에 너도나도 공무원 꿈꿔
취업난에 너도나도 공무원 꿈꿔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공무원을 향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금이라도 안정된 환경에서 직장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어렵사리
직업을 구하더라도 기본적인 생계를 꾸리기 어려운 낮은 임금, 늦은 밤까지 이어지
는 야근, 인격 모독을 방불케 하는 직장 상사 등 현실적 문제다. 이런 탓에 취업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취업 준비생 대부분이 공무원 준비를 위해 학원과 독서실로 향하
고 있다. 심지어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도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공무원 시험 대열
에 합류하고 있다. 공무원 열풍과 관련 실태 및 지원정책을 3차례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방학을 맞은 도내 대학가와 학원가는 연초부터 공무원 시험 광풍이 불고 있다.
정부가 청년 취업난 해소를 목적으로 27년 만에 국가직 공무원을 가장 많이 채용하
기로 했기 때문이다. 선발 인원이 늘어나면서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너도나도 덩달아 공무원 시험 준비에 뛰어 들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이유로 공무
원으로만 몰리는 바람에 기형적인 취업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16일 전주 진북동 소재 전주행정고시학원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
들로 넘쳐났다. 강의실마다 수년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온 '공시족'과 이제 갓 들
어온 신입 공시족들이 한데 어울려 열기가 뜨거워다. 또 학원 상담실은 학원 등록을
위해 상담을 기다리는 예비 공시족들이 줄지었고, 공무원 채용 증가를 묻는 문의 전
화도 끊이지 않는다.
대학 졸업을 1년여 앞둔 이모(여·22) 씨는 다니던 대을 휴학한 뒤 공무원 시험을 준
비 중이다. 7·9급 세무직을 지원하려는 이씨는 올해 공채 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으
로 확대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크다.
이씨는 “많이 뽑을수록 합격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공무원 시험을 쉽게 생
각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그만큼 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수험생도 많고 밤 10시 넘겨
서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다”고 했다.
이씨는 주변에 자신처럼 기업체 취직을 포기한 채 공무원 시험 준비로 방향을 전환
한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전주행정고시학원 관계자는 “올해 공무원 채용 증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해보다
학원생이 급증했다. 방문 상담과 전화 상담도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취업 스펙 쌓
기도 어렵고 스펙을 쌓는다 해도 학벌과 개인 능력 이외 요인 때문에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기 어려운 까닭에 시험 점수로 채용이 결정되는 공무원 시험에 더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만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층 가운데 취업을 준비
하는 사람은 63만여명이다. 이 가운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22만여명으
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전북도 역시 지난해 지방방직 공무원 시험에 1만400여명
이 응시해 25: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발 인원이 증가하면서 올해는 공시
족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처럼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급증하면서 시험과 채용을 담
당하는 전북도 고시계는 과중한 업무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출처]새전북신문 hc0029@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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