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보다는 공무원 시험이 우선…달라진 졸업 풍경
공무원 인기가 고공행진하면서 졸업식 풍경도 바뀌고 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공무원 시험 준비에 들어가거나 졸업식이 아닌 학원행
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오전 졸업식을 치른 A(19)양은 애초에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했다. 다른 친구들은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계획을 세우
는 등 놀 생각을 하고 있지만 A양은 당장 다음 주부터 공무원 학원에 등록할 예정이
다.
A양은 "3년 동안 공부한 것이 잊히기 전에 본격적으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며 "주위 사람들은 한번쯤 대학생활을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
지만 대학은 공무원이 된 후에 다녀도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B(24)씨는 졸업식을 일주일 앞뒀음에도 휴학을 하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
로 했다. 당장 졸업장을 들고 사회에 나가도 취직은 어렵고 졸업 후 구직 기간이 길
어지면 하자있는 졸업생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2년 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계속해 떨어진다면 복학해 일반 사기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같이 대학교 졸업장보다 공무원 시험을 선택하거나 고등학생 때부터 공무원 시험
을 준비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한 공무원 학원의 경우, 수강생 200여명 중 고교 졸업과
동시에 학원을 등록한 수강생은 15명으로 전체의 7.5%에 달한다.
아직은 20~30대 성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고교생을 찾아볼 수 없었던 이전과
는 매우 달라진 양상이라는 게 학원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과 더불어 고졸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계속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일부터 8월 11일까지 진행된 경기도 고졸 9급
경력채용 시험의 모집인원은 20명이었으며 지원자는 275명으로 경쟁률은 13.8대 1
에 달했다.
2015년 고졸 9급 공채 시험은 20명 모집에 239명이 지원해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
다. 1년 사이 고졸 공무원 지원자가 7.6% 증가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과열된 공무원 시험 경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등교사 이모(32)씨는 "대학이라는 제도에 대한 불신과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아이
들을 공무원 학원으로 향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들이 안정된 직장을 선호
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인생의 성공이 공무원밖에 없다는 좁은 시야를 가
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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